ma***: 압도적인 1분이 나머지 24분을 구원할 수 있을까? 이 연주는 녹음이 음장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각 성부의 음향이 과포화되어 전체가 과밀도의 음향 덩어리가 돼버림으로써 곡의 섬세한 세부와 색채를 잘 살리지 못했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. 물론 카라얀은 전부터 슈트라우스 전문가였으며 이 녹음도 매우 훌륭하나, 그렇더라도 이것은 그가 1983년 녹음에 도달하기 위해 들러야 했던 중간 정거장으로 보는 게 옳을 듯.
ba***: 이 곡은 기선제압이 절대적으로 필요한데, 일단 거기에서부터 압권 그 자체다. 팀파니의 거만한 걸음걸이와 타격감은 정말 극한의 수준이다. "타격"이란 말로는 부족하며 "때려박음"이 그나마 비슷하게 표현한 것이다. 서주의 마지막 한방으론 채의 머리부분을 팀파니 가죽표면에다 그대로 박아넣어 버렸다. 곡 전체로 볼 때 83년 동지휘자 녹음의 정교한 스케일감과 58년 칼뵘의 고고한 박력을 모두 갖춘 최고의 한장이다.
bo***: 80년대의 연주가 탐미주의의 극치를 달려 어느 정도 부담스러운 면이 있는 반면, 70년대 녹음서에는 그때보다는 더 박력있고 힘차게 연주한다. 베를린필의 사운드가 정말 압도적이다. 금관이 지를 땐 한줄기 빛이 뿜어나가는 느낌. 그리고 부분부분 서정적인 부분에서는 카라얀의 레가토가 정말 빛을 발한다. 춤의 노래에서 슈발베의 솔로 역시 압권이다. 역시 슈트라우스는 카라얀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작곡가 중 한명이다.
ba***: 입신의 경지를 넘어선 카라얀, 뭐 말을 어떻게 붙여 볼 수가 없다. 이건 23명이 벌이는 마약파티다. 몽롱해질수록 시야는 점점 더 선명해진다. 전쟁의 참담함을 그렸다고? 아니다. 한스 크나퍼츠부슈가 돼지새끼라고 칭했을 정도의 리하르트 슈트라우스같은 사람에게서 어떻게 이런 몇시대 앞선 인텔리전트 포르노가 나올 수 있나. 카랴얀의 구/신녹음들도 있지만, 그것들이 명석하다면 이건 몽롱함 그 자체다.